2022/08 7

저만치서~~~

떠나려는 자 막지 말고 오려는 자 내치지 말고... 자연 섭리가 참 오묘하다. 처서 지나고 나니 아침, 저녁에는 제법 선선하다. 그 지독한 무더위가 슬그머니 뒤로 물러나니 이제 살만하다. 하늘은 청명하고 그 아래에선 자라고 영글어 간다. 푸른 잔디 위에서 맘껏 뛰노는 울사니가 넘나 사랑스럽고 그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았어도 스스로 당당하게 자라고 꽃 피우는 이름 모를 풀꽃이 어여쁘다. 아무데나 피어도 이름없이 피어도 그대 이름은 꽃....

인연

2017. 2.1일에 올린 글 어제 2002 정기 모임이다. 12시30분에 식당에서 만나 3차까지 집에 오니 밤 10시가 조금 넘었다. 6명이 신년통과 의례로 와인 2병 박살 냈다. 매번 만나도 할 이야기는 너무나 많다. 명절 이야기부터 시댁 식구들 뒷담화까지~~ 집에 오니 애들 아빠 찌개 데워서 혼자 밥 먹었다 했다. 약간 미안해서 일찍 자리에 들었는데 아침도 챙겨 주지 못했다. 현관문 닫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니 우유 한잔 마시고 나갔다. 실컷 누워 있다가 이제 일어나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어제의 잔재 감흥이 아직 남아 있다. 그리고 오늘 기분이 참 괜찮다. 확실히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주위에 좋은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모임 친구들,직장 친구들, 블친들... 연수 가서 불가에서 말하는..

그루터기 2022.08.25

동행

많이 반대 했었다. 아이 1명 키우는거랑 진배없다구... 그래도 아이들 권유도 있었고 많은 생각 끝에... 연이 무섭고 정이 무섭다. 퇴근 시간 가까워 오면 직감적으로 느끼나 보다. 현관 앞에서 예의주시 하며 기다린다. 도어록 소리만 나면 두귀를 쫑그리고 들어오면 신음 소리 내며 길길이 날뛴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정이 쌓여가나 보다. 간식도 사오고 놀이기구도 사온다. 피곤해도 5시만 되면 일어나서 산책 나간다. 뒤에서 지켜보는 내 눈에 어릴때 우리 예쁜딸 모습들이 오버랩 된다. 운무에 휘감긴 먼산을 바라보며 동녘 하늘에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울사니의 건강과 평온을 기원해 본다.

그루터기 2022.08.19

횡설수설

광복절 아침 태극기 달라는 경비 아저씨 목소리에 잠을 깼다. 아침 6시 나가서 올려다 보니 우리동에는 딱 두집 태극기가 바람에... 사니 데리고 테마공원 산책하다가 보니 그 누군가 심어 놓은 봉숭아가 소담스럽게 피어 있었다. 주위 한번 휘리리 살피고 비닐봉지에... 오자마자 조롷게 했다. 이룰 첫사랑도 없는 할무이 이지만 첫눈 올 때 까지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저 까막소 가나요?...ㅎㅎ 울 동산 왕자님 무더위 탓인지 맘마 거절 빈도가 잦아졌다. 오늘은 콩물에 비벼서 대령했다. 먹을까 말까 망설이더니 절반 정도 먹었다. 절반 먹이는데도 목 쉴 뻔 했다. " 우리 사니는 어떻게 이렇게 잘먹을까? " " 옳지, 잘도 먹는다." 무한 반복해서...ㅠ 관종. 엎드려서 열일 하는 우리 왕자님... 엄마손에는 뭐..

그루터기 2022.08.16

기억 소환

세브란스 병원에 다녀 왔다. 폭우에 희생된 사람들 보면서 대자연 앞에선 우린 정말 나약한 존재임을 확인했었는데... 3년전 6촌 여동생 며느리 보는 잔칫날만 해도 너무나 건강한 모습이셨는데 링거줄, 알 수 없는 약줄을 코와 팔에 주렁주렁 달고 의식 없이 누워 계셨다. 폐암 말기 올해로 76세 된 해피 종숙모 이야기이다. 40여년전 우리집 가까이 사셨던 숙모는 해피 학창시절 맡겨 놓은 금고였었다. 부모님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는 이야기도 항상 웃으며 수용해 주셨다. 모자란 용돈, 데이트비용, 어려운 사정이야기... 툭 하면 가서 빌려서 쓰고 쓰잘데 없는 이야기 떠벌리고 했었다. 나만 가면 알 듯 모를 듯한 미소 지으시며 오늘은 또 무슨 일인고 하시며 한날 한시 같이 반겨 주셨던 분. 아르바이트 해서 꼭 갚기..

그루터기 2022.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