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25

찰나..

엄니 1주년 기일날 벌써... 힘든거는 본인까지만 대대로 내려오던 놋제기는 창고속에, 자식들 힘듦 덜어 주시려고... 하릴없이 지붕을 쳐다 본다. 보고 또 보고... 아버지 무덤 앞에서 어머니를 부른다. 겸손이 미덕인 양 아버지 옆 작디작은 공간에 다소곳 자리하셨다. 살아생전 지극히 좋아하셨던 아카시아 꽃들을 병풍 삼아... 어머니~~!! 목메이는 이름입니다. 세상의 모든이들 울고 싶을 때 외치는 이름입니다. 수천번 수만번 부르고 또 불러도 그리운 이름입니다. 이 어둠 속 이 바람 속 자식 등뒤에서 말없이 지켜주시는 굳건한 안개성으로 울타리 쳐 주시는 영원한 평온을 염원하시는 나의 어머니 시을 여사 김여사님~!!! 몹시도 그립습니다. 해피 가슴 악성종양 판명 받고 가슴에 블루베리 좋다는 소식 접하시고 열..

그리움 2019.06.06

그리움..

결혼 6년만에 별이 되신 아버님. 폐질환이 심각하셔 청정지역에 자리 잡으시고 많은 애 쓰셨는데... 길지 않으시려고 큰손녀 그리도 예뻐하셨던 거 같다. 퇴근길이면 온동네가 시끄럽도록 이름 외치셨던... 짐승도 저 이뻐하는거는 느끼는지라 할아버지 세수하실 때면 고사리 손위에 어김없이 수건 대령하고 기다렸던 큰 손녀. 한번은 큰고모 주신 수건으로 닦으셨다가 울고 불고 난리치는 통에 세수 두번 하셨던 자상하셨던 할아버지. 금욜 기일이어서 장보고 들어가서 정성껏 차려 드렸다. 오셔서 맛나게 드셨겠지. 밥도 제대로 못하던 큰며느리 이젠 얼추 상차려 드릴 수 있으니 므흣므흣 하신 표정으로... 그리웁다. 끔찍하게 여기시던 큰며느리 어찌 꿈속에서도 한번 뵐 수 없는지... 별이 되셔 매일 저 위에서 지켜보고 계심일까??

그리움 2019.05.26

초승달

엄니 가시기 얼마 전 소고기 드시고 싶다 하셨다. 육고기 좋아 하시지 않았었는데... 문득 생각났다. 큰 언니 몸속에 품으시고 차마 입밖에 내기 힘드셔 낙엽모아 태우시고 그 내음 맡으며 삮히고 삮히셨다는... 더 늦기 전에 들깻잎에 소고기 듬뿍 초승달 싸서 드렸다. 넘 맛나게 드셨다. 담엔 상추잎에 별을 싸서 드려야지... 엄니는 기다려 주시지 않았다.

그리움 2019.03.22

복숭아꽃. 살구꽃..

비가 내린다. 바람도 불어 온다. 헛헛한 가슴에 그리움이 돌개바람처럼 일어난다. 아이들 없는 텅빈 교실밖에 시선을 돌려본다. 얼마전만 해도 새파랗고 쬐끄마 하던 살구가 어느덧 조롷게 옷을 바꿔 입었다. 애들 틈만 나면 주주리쌍쌍 나뭇가지 당겨 따재킨다. 말해도 듣지 않는 관계로 그냥 놔둔다. 할때까지 해 보라지. 예전에 해피 친정집 아주 수려한 살구나무 한그루 있었다. 살구 익을 즈음이면 온 동네사람들 껄떡거리게 만들었던... 식욕 억누르지 못한 동네 청년들 밤이면 담위로 올라와 몰래 따가고 했는데. 그러니 담위에 얹혀 있던 기와장 다 상하고 담 허물어지고 해서 극단적인 조치에 돌입. 울 할머니 살구나무에 종 하나 달아 놓고 그밑에 군용 침대 펼치고 주무시다가 웅성거리는 소리 듣기면 종 땡땡!! 그러면 ..

그리움 2018.06.26

緣..

눈뜨면 딱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다. 緣. 티났나 보다. 완전 고아된 슬픔 드러내지 않으려 했는데... 풀꽃처럼 예쁘고 향내나는 그림 전공한 예쁜 후배 쑥부쟁이 흐드러지게 핀 작품하나 보내 왔다. 기교 덜 들어가 비교적 순수했던 소싯적 작품이라 특별히 아끼는 것이라나. 아크릴판으로 깔끔하게 표구해서 황송스럽다 부산소재 의대에 진학한 하나뿐인 아들의 강력한 요구에 3년동안 교환근무 하면서 아들 뒷바라지 하고 되돌아 와서 다시 만난 사람이다. 너도 나도 자식이 상전인 시대가 되었으니. 해피 보고 꺾지 않고 두고 보고 싶은 꽃이라 정의 내려준 고마운 후배이다. 가까이에서도 멀리에서도 품위 넘치는 패셔니스타 까칠한 아들 영도 엄니...!! 부산으로 떠나면서 준 책과 편지

그리움 2018.06.23

김여사 영면하시다.

96세 울엄니 소풍 끝내시고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손수 만들어 천정에 달아 놓았던 꼬까옷 입으시고. 울엄니 19세 아버지 17세 서울 중앙고보 학생 때 만나 조기 보이는 일각문으로 꽃가마 타고 시집오셨데요. 한평생 가문을 위해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시다가 가시는 길도 깔끔하게... 의사쎔 마지막인듯 하니 모두 하고 싶은말 하라고 해서. 어매. 엄마. 할머니. 어머님. 장모님... 애끓는 모두의 부름에 의식도 없으셨던 두눈에 눈물이 주루룩... 그래서 천륜이라 하나보다. 부모 자식간에는... 그렇게 울 엄니는 모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왕생극락 하셨어요. 집주인은 떠나셨어도 꽃은 피어있고... 집주인은 떠나셨어도 파란 하늘아래 탱자 열매는 여전히 탱글탱글하게 달려서 있고... 접시꽃 당신이여!..

그리움 2018.06.19

내놀던 옛동산에(2)

어머니 요양원에 계시고 아줌마한테 집 맡긴지 7개월째다. 집에 애착이 남다르셔 손톱이 닳도록 잡초 뽑고 관리 하시던 어머니다. 이제 의식이 혼미하시니 회복 될거라는 기대는 약하다. 할아버지의 정성이 깃든 이집 과연 어떻게 하나? 명퇴 받아들여지면 내가 맡아서 관리하나 생각중이지만 애들아빠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든사람 볼라도 난사람 안다더니 어머니 안계신 넓은집 적막강산에 을씨년스럽다. 주인 없으니 아줌마 대문 굳게 잠그고 출타중이어서 해피 월담하고 들어갔다. 자식들 준다고 심어놓으신 케일이 쓸쓸하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쓸쓸한 모습 싫어서 작년가을에 올린 사진 몇장 다시 한번 올립니다. 그냥 답답한 맘에 글한번 올려 봅니다. 울집 사진은 카테고리 나의 이야기 (84) 내놀던 옛동산에(2)에 비교적 자세히..

그리움 2017.12.09

울 어무이(2)

혈당 치솟고 컨디션 난조로 입원하시고 MRI 찍어보았네요. 뇌경막에 급성, 만성 출혈이 동시에 진행되어 피가 가득차 있다는 의사의 놀라운 진단에 모두 할말을 잃었어요. 뇌절개하기엔 너무 노령이라 이겨낼 수 없을것 같다는 의사의 말에 5명중 4명은 고이 보내드리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막내 의사아들 뜨거운 눈물 줄줄 흘리며 해보는데까지는 해봐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서 절개는 포기하고 머리에 구멍 하나 뚫고 고인피 모두 제거하는 수술 감행했어요. 부처님, 조상님, 도움인지 아님 동생의 효심에 감복하신건지 의식 찾고 말도 하시고... 급성출혈한 부분 처리 못해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지만 그건 신에게 맡기고... 그런데 중요한 사실 하나는 10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쉬임없이 기다리신다는거 의학적..

그리움 2017.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