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너 같은 딸

해피1614 2021. 11. 30. 03:11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2차 접종만 마치면 상황이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

갑갑하여 애들 앨범 정리 하였다.

많기도 한 사진 중에 어릴적 사진에 유독 눈이 꽂힌다.

7세 이전에 효도 다 한다는 말 진리인거 같다.

사진만 보아도 예전 기억이 새록 새록 떠 오르며 맘이 따뜻해진다.

 

예전에 뜻대로 되지 않아 결혼 거부했던 때가 있었다.

하다 하다  안되니

" 넌 석이 각시 보다도 못하냐? "

석이 각시는 친정 동네에서 애들 5~6명 정도 낳은 지적 장애가 있는 여자였다.

긴 설명 하지 않아도 단숨에 이해되는 뼈 있는 말이다.

그러시면서 나중에 꼭 너 같은 딸 낳아서 키워 봐라.

평생 싫은 말씀 없으셨던 어머니가 처음으로 해피에게 이런 독한 말씀을 하셨다.

이후

주위 압박과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결혼이란 굴레에 발을 내디뎠다.

 

요즘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해피 벌 받는거 같다.

큰딸 결혼 계획에 없다고 버티는거 보면서...

엄니 말씀이 딱 이해가 된다.

단톡방에 친구들 손주 사진들 속속 올라 오는거 보면 씁쓸한 기분 지울 수 가 없다.

함박 웃음 지으며 애교 떨던 저 사진속의 모습을

저도 겪어 보아야 할텐데......

잠 오지 않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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