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25

그리움...

가시기 얼마 전 울엄니... 엄니와 만났다. 평소와 다를바 없이 잔잔한 미소 띄우시며... 뭐라 하신거 같긴한데 기억이 없다. 올해로 가신지 5년이 되었다. 요양병원에서 보내신 1년을 제외하면 평생 가족을 위해 가문을 위해 고군 분투 하셨다. 19세에 17세 고보 학생이던 아버지를 만나서 백년까진 몰라도 검은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세칭 일류대로 꼽히는 k대 상대 졸업하시고 한국은행에 몸담으시다가 이후에는 교직계에서 한평생 후진 양성하셨던 울 아버지 가방끈은 길지 몰라도 가장으로선 절대 후한 점수 줄 수 없었던 부잣집 맏아들이시기만 했다. 가부장적이던 아버지 위해 내조 묵묵히 수행하시고 우리 5남매 남들이 괜찮게 생각하는 위치에 모두 올려 놓으셨다. 동네 사람들은 지나가는 말로 울..

그리움 2023.01.26

진정 참 시인이셨습니다.

하얀 시집(詩集) / 왕은범 모셔온 글... 내 詩를 당신 머리맡에 살포시 내려놓습니다 당신이 잠드신 사이 가녀린 바람으로 다가가 하늘하늘 흩날리는 그대 고운 머릿결로 몇 줄 쓰고 당신 고운 香 한줌 얻어다 내 心淵 가 작은 흙집에 별처럼 뿌려두고 다시 곱게 잠든 당신 뜨락으로 달려가 가슴가슴 콕 콕 박히는 그리움 별로 내려 그대 안에 나를 뿌리고 싶습니다 오늘처럼 내가 맑아지는 날은 아주 고운 詩語만 골라 그대 하얀 가슴에 한 올 한 올 고운 詩만 수놓고 싶습니다 첫닭조차 울지 않은 새벽, 혹여 당신 잠 깰세라 비밀스러운 꽃잎처럼 일어나 밤새, 몰래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온통 하얘진 들판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당신의 잠든 모습을 봅니다 구절초처럼 해맑은 당신 모습을 봅니다 아름답게 지친 그대 ..

그리움 2022.09.06

블친 미산님을 추모하며...

채 익지 않은 마지막 푸른 별이 떨어지던 날 엄마 손을 놓친 아이처럼 단풍잎이 울며 땅을 구르던 날 비에 섞여 첫눈이 내렸습니다. 가을엔 차마 떠나지 않겠다던 남편을 데리러 겨울이 잠깐 다녀간 것입니다. 산방이 내려다 뵈는 미산 숲 언덕에 남편을 꽃씨처럼 묻었습니다. 주목나무 아래 그의 집과 나의 산방 처마가 이어져 우리는 늘 함께 할 것 같습니다. 꽃씨의 약속을 믿기에 아픈 배를 움켜쥐고 가으내 꽃씨를 받던 그였습니다. '내년 봄에 꽃으로 오마~ ' 꽃씨가 한 약속대로 머잖은 날에 남편도 함께 오리라 믿고 있습니다. 너무 짧아서 슬프고 아쉬운 저희들 인연에 끝없는 기도와 따스한 위로를 보내주신 많은 블로그 벗님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저와 가족들 힘내서 잘 살아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

그리움 2021.11.24

My way..

목이 아프고 메었다. 그래도 그 먼길 잘 걸어 왔었고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중간에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많이 힘들었지만 웃으며 떠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어려운 시국탓에 정중히 사양했지만 그래도 후배들이 조촐한 자리 만들어 환송해 주었다. 해피 좋아하는 마이웨이 입모아 불러 주었을때 기어이 참았던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든 순간들이 아름답고 소중하다. 38년이란 긴 시간동안 저장되었던 필름이 파노라마 펼친듯 돌아간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를 지켜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인연들 고이 가슴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그리움 2021.02.06

세모시 옥색 치마..

30여녀전 푸를청 솔송 마을에 큰 며느리로 등록. 폐질환 있는 아버님 계신곳에 처음으로 발길 옮겼어요. 쉴새없이 달리는 차속에서 웅~~ 뭐야 당황하는 해피 애써 진정 시켰던 애들 아빠 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세모시 두루마기 , 한복 입으신 인자하신 노부부 발견 오는 예비며느리 맞으시려고 대문밖에 서 계셨네요. 우왕~~~~ 인사드리세요 아버님 , 어머님... 잊을 수 없어요. 그분들이 첫 인상이 얼마니 강렬하게 다가왔는지 저의 시부모님.... 옛 이야기가 되었네요. 지난 주말 시엄니 94회 생신 맞이하여 들린 고향 피어나는 연기속에서 참 편안한 고향이다. 연기 향하는 곳 먼발치에서 한없이 바라보았네요. 저기 저끝에 아버님이 계실런가? 잠들고 싶다. 깨어나지 말고 깊이 깊이 잠들고 싶어지는곳... 울 아버님이..

그리움 2020.11.17

가 버렸네..

가버렸다. 아들처럼 살갑던 후배가 갈길 찾아서... 김포에서 머나먼 곳 까지 와서 6개월간 머물다가 떠나 버렸다. 먹을것만 있어도 행복합니다. 조그만 도움 주어도 감사합니다. 를 연발하던... 참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지녔던 젊은이 맘이 휑하다. 떠나면서 교실 앞문에 올려 놓은 편지에 가슴이 찡하다. 당분간 떠난 자리에 자주 눈길이 갈것만 같다. 행복하셩요...그대

그리움 2020.08.31

안트워프에서..

휴가 첫날이다. 코로나 탓으로 수업시수 부족하여 휴가가 절반으로 줄어 들었다. 거기에 여행도 갈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집에 내려와 있는 큰딸과 함께 통영 풍화리에 있는 카페 안트워프로 바람 쐬러 갔다. 꾸밈없고 항상 한결같은 모습이 좋아 일년에 꼭 한두번씩 들리는 곳이다. 변함없이 어수선한 모습이지만 그게 맘을 편하게 해준다. 폭신폭신 장모님 커피와 수제 쿠키를 먹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바다. 일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푸르르고 언제나 말없이 반겨주건만 내일이면 또 한사람이 영원히 하늘에 별로 자리하신다. 7개월전만 해도 생생하던 분이었는데... 그러고 보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것이 우리들의 삶인것 같다. 가슴 먹먹함으로 영원한 안식을 기원드려 본다.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

그리움 202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