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싶은 노래와...

꽃등불이 되어

해피1614 2022. 10. 31. 08:23

 

7살까지 청상이 된 고모와 시골 친정집에서 자랐다.

교육 문제로 부모님과 형제들은 도시에서 살고 있었고 

적적한 고모를 위한 아버지의 작은 배려로 나는 초등학교 들기 전까지

고모와 같이 살았다.

애도 낳아 보지 않은 고모였지만 우리 5남매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했다.

7살이 되었지만 어디 갈때는 나를 항상 업고 다녔다.

거의 매일 찐 계란과 콤콤한 생선구이 빠지는 날이 없었다.

부모님 떨어져 있다고 특별히 사랑하고 아껴 주신 듯 하다.

해피 학교 들면서 친정집은 남에게 맡겨지고 모두 합쳐 같이 살게 되었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흘러 내 나이 25살 되던 때였다.

의대 다니던 남동생, 나, 고모 이렇게 남겨 두고  부모님은 낙향 하셨다.

나 교사 되어 봉급 탔던 그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즐거운 파티도 열었던 그날

아침 국거리 사러 간다고 가신 고모는 다시 돌아 오지 못했다.

59살에 휴지 배달 트럭차에 머리를 부딪혀서 그만

해피 아이보리 실크 스카프 예쁘다 하시길래 두르고 가라 했더니...

병원에서 만난 고모

목에 두른 실크 스카프에 선혈이 낭자하였던 그 모습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나와 동생은 목놓아 울고 또 울었지만 신의 뜻은 거역할 수 없었다.

 

내 고향 친정집

골목만 들어서면 고모 생각이 지금도 많이 난다.

얼굴도 맘도 고우셨던 우리 막내 고모

내 그 나이 지나고 보니 참 너무 일찍도 가셨다 싶다.

무엇이 그리도 급하셨을까?

가족들이 그리워 찾아 오실 때면

기꺼이 꽃등불이 되어 골목길 밝히겠나니 오시고 싶을 때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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