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 5

나들이

연초록 세상이 도래 했다. 홀가분한 맘으로 사니 동행해서 팔공산 나의 아지트로 갔다. 여전히 동실동실한 얼굴로 나를 반긴다. 작년에 만났던 할아버지 혹시나 했는데 보이질 않는다. 모래땅이라 힘들이지 않아도 쑥쑥 잘도 올라 온다. 울 사니 신났다. 여기 저기 헤집고 다니면서 봄향기에 취한다. 할아버지 몫 남겨두고... 여기저기서 날 보란 듯 들꽃이 고개 들어 보고 있다. 참 아름다운 윤3월이다. https://youtu.be/P9u5wxrHUvk

그루터기 2023.03.29

수호신..

십여년 전 가슴에 악성 종양 진단 받고 1달 정도 수술 대기하고 있을 때였다.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하루가 1년 같으니... 독실한 불자인 언니가 단양 구인사 가서 봉사도 하고 불공도 드리자 제안해 왔다. 그때는 그 누구라도 의지 하고 싶은 맘이 컸던때라 지체 하지 않고 3시간 정도 정신없이 차몰아 갔다. 천태종 본산이라 신도수도 엄청 났다. 언니가 시키는 대로 철야 불공도 드리고 공양 봉사도 하였다. 바쁘게 돌아가니 맘속에 있던 불안한 감정도 옅어 지는 듯 하였다. 큰스님 친견은 보통 사람은 어려운데 언니의 신실한 불자 생활의 후광으로 인해 큰 스님과의 면담도 이루어졌다. 그런분들은 사람 얼굴만 보아도 맘을 꿰둟어 보시는 힘이 계셨겠지... 불안에 떨고 있는 나의 등을 쓰다듬으시면서 " 다 잘될 겁니다..

그루터기 2023.03.26

딸 바보

해외근무 떠나 보낸 어느 딸바보 아빠가 심란해 하는 글 보고 기억 소환... 10여녀전 해외도 아니고 한양으로 큰딸 떠나 보내고 나 역시... 신장 앞에 놓여 있는 조그마한 신발만 봐도 울컥 걸려 있는 잠바 보고도 목젖이 아려 왔었고... 첫 정이 무서웠던건가? 연년생인 고3 둘째딸을 두고서 2주마다 소풍 떠나듯 한양 들락거렸다. 꽃피는 봄이 아름다워서 무덥지만 풍성함이 좋았던 여름 금수강산 가을이어서... 핑계도 많았다. 이듬해 작은딸까지 한양으로 떠나니 약발이 떨어진건지 좀 시들해졌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애들 보러 가는 한양길은 항상 설레임이 가득하다 나도 딸바보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루터기 2023.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