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박경리 선생님 기념관에서)
그리움은 이슬비 되어
얼굴 생각 나면 보고 싶은 사람
이름 생각 나면 잊지 못한 사람
눈 감아도 생각 나면 그리운 사람
눈 떠 있어도 생각 나면 아픔 준 사람
30여년전 광역시 사립에 2년 근무하다 진로수정 하였다.
그리하여 만난 첫 근무지의 첫 고객들 32명
내 나이 25세 그 아이들 15세
우린 그렇게 첫 인연을 맺었다.
부끄러워하며 수줍어하며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던
순진무구하기 그지 없었던 나의 첫 제자들
점심 시간이면
보통 3,4명은 책상에 엎드려 시간 보내던 아이들
도시락 쌀 형편이 안되어
그렇게 시간 보냄을
일기장 통해 알고 정말 가슴 저렸던 아이들
한 겨울 난로 밑불도 제대로 살리지 않은 채
그 위에 조개탄 들이부어
연기만 온 교실에 가득 채운 나에게
" 그라문 안됩니더"
하며 철든 어른처럼 불피워 주던 아이들
학교 행사 있어 먹지 않게 된 도시락 주었던날
저녁때 부엌에서
어머니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려와
화들짝 놀라 달려가니 밥은 먹었는데 반찬은 고스란히~~
아뿔싸
도시락 건네주며 밥먹어 라고 했더니
정말 맨밥만 먹고 반찬은 그대로 남겨둔...
지금 생각해도 가슴아팠던 아이들
그 다음부터 도시락 줄일 있으면
반찬도 같이 먹으라고 누누이 강조했어야만 했던 착한아이들
그 아이들 자라
이제 지천명을 눈앞에 둔 장년이 되었다.
그 중에는 친정집 근방에서 중국집 운영하는 사장님도 계셔
가끔은 이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탕수육, 짜장면도 대접 받는다.
잘못 지적했다고 눈 똑바로 치켜뜨고
말대답 꼬박꼬박 하고
결핍이란 단어가 무엇인지도 잘 인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 보고 있노라면
가슴 저 밑에서 그리움이 안개처럼 피어 오른다.
내복이 부실해 겨울이면
교복 주머니에 손집어 넣고
추위에 덜덜 떨던 그 아이들이
수십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어젯적 일처럼
얼굴도
이름도
눈 감아도 생각나는
나의 첫사랑 첫제자 32분
무탈하게 잘 계시죠?
나 그때 많이 미안했어요
연기 너무 많이 마시게 해서...
그리고
너무 보고 싶다요.
김동현,이건원, 손성현, 김은희, 김금옥 김상원 김연욱 김희명 손금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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