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한가위 날에..

해피1614 2023. 10. 1. 04:26

나보다 5살 많은 사촌 언니이다.

예전에 집에서 일 도와주던 아이 그 당시에는 식모라 칭했다.

명절때 되면 옷이 귀하던 그 시절엔 옷 선물이 최고였다.

그 아이에게 옷 선물 해주면 본인 사주는 것 보다 더 좋아했던 천사표 언니였다.

중등 국어 교사 3년하다가 형부 만나 결혼하고 한양으로 떠났다.

 

 

카톡 프로필에 제주 감귤밭에서 찍은 사진 올라와 있길래

잘 지내나 보다 했었는데...

얼마전 형부 하늘 나라로 떠나시고 100일 탈상 했다고 문자 왔다.

여든도 채우지 못하시고....ㅠ

알리지 않았다고 좀 섭섭해 했지만 다 이유가 있었겠지.

 

아득한 예전

언니 결혼할 때 잔심부름 맡아서 해주었더니

상상하지 못했던 거금을 용돈으로 안겨 주어 

철없이 좋아라 했던 기억이...

 

형부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삼보컴퓨터 사장까지 지낸 전도 유망 하신 분이셨고

퇴계 선생님 직계 종손이시기도한 명문가의 후예이셨다.

이러나 저러나

주위 분들 하나 둘 떠나니 맘이 착찹하고 씁쓸하다.

 

언니 백발 보고

내 머리 들추어 보니 만만치 않다.

잔디밭 불 번지듯이...

 

아이들도 안오고

쓰~~을슬한 명절

냉장고에 있던거 꺼내서 간단하게...

달님도 구름에 가리워져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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