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복숭아꽃. 살구꽃..

해피1614 2018. 6. 26. 18:03

 

 

 

 

 

 

 

비가 내린다.

바람도 불어 온다.

헛헛한 가슴에 그리움이 돌개바람처럼 일어난다.

아이들 없는 텅빈 교실밖에 시선을 돌려본다.

 

얼마전만 해도 새파랗고 쬐끄마 하던 살구가

어느덧

조롷게 옷을 바꿔 입었다.

 

애들 틈만 나면 주주리쌍쌍 나뭇가지 당겨 따재킨다.

말해도 듣지 않는 관계로 그냥 놔둔다.

할때까지 해 보라지.

 

예전에 해피 친정집 아주 수려한 살구나무 한그루 있었다.

살구 익을 즈음이면 온 동네사람들 껄떡거리게 만들었던...

식욕 억누르지 못한 동네 청년들 밤이면 담위로 올라와 몰래 따가고 했는데.

그러니 담위에 얹혀 있던 기와장  다 상하고 담 허물어지고 해서

극단적인 조치에 돌입.

 

울 할머니 살구나무에 종 하나 달아 놓고 그밑에 군용 침대 펼치고 주무시다가 웅성거리는 소리 듣기면 종 땡땡!!

그러면 혼비백산 해서 도망 치더라는...

해피 7살때까지 기억.

 

그후 오랜시간 도시에 살다 귀향했을 때는 그 나무 버혀지고 그루터기만 남아있더라는.

너무나 아쉬워 하는 해피보고 바로 위에 언니

야!!

살구 천지야 천원어치만 사면 너 실컷 먹어...

너무나 이성적인 언니보고

아휴 말을 말자하며 입 다물었다는 해피.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 처럼

무지 많은 꿈과 추억을 가져다 주었던 살구나무.

학교에서 딴것 한개 먹어보니 별맛 못느끼겠는데 애들은 왜저래 난리들인지

아마도 재들도 살구와 함께 꿈도 같이 먹는가 보다.

예전의 해피처럼...

 

내 놀던 옛동산에 오늘와 다시보니

산천은 의구한데

사랑하는 엄니도

수려했던 살구나무도 보이지 않더라는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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