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울엄니 소풍 끝내시고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손수 만들어 천정에 달아 놓았던 꼬까옷 입으시고.
울엄니 19세 아버지 17세 서울 중앙고보 학생 때 만나
조기 보이는 일각문으로 꽃가마 타고 시집오셨데요.
한평생 가문을 위해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시다가
가시는 길도 깔끔하게...
의사쎔 마지막인듯 하니 모두 하고 싶은말 하라고 해서.
어매. 엄마. 할머니. 어머님. 장모님...
애끓는 모두의 부름에 의식도 없으셨던 두눈에 눈물이 주루룩...
그래서
천륜이라 하나보다.
부모 자식간에는...
그렇게 울 엄니는 모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왕생극락 하셨어요.
집주인은 떠나셨어도
꽃은 피어있고...
집주인은 떠나셨어도
파란 하늘아래 탱자 열매는 여전히
탱글탱글하게 달려서 있고...
접시꽃 당신이여!!!
그대는 모든걸 알고 있지요?
집주인의 아름다웠던 삶에 대해서...
집주인이 항상 거닐던 담벼락 따라
...
집주인 닮아서 지붕결도 청결하고 단정하기만 한것을...
석양이 깔린 마당에 엄니가 계실것만 같다.
손톱이 다 닳으시도록 잡초 뽑으시며 집 가꾸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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