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추석을 강조하지만
나에게는 천지개벽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한 딴나라 이야기이다.
장보고 도착하니 숨 돌리기도 전에
씽크대 아랫목에서 봉투 하나 꺼내 던지신다.
수십년간 해오신 미끼이다.
봉투 두께와 요구 사항은 정비례 하는거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겠구나...
항상 그러했던 거 처럼 진두지휘가 시작 되신다.
이래라 저래라 이제 외우고도 남음이 있지만 변함 없는 멘트에
열이 화악 머리 위로 솟구친다.
해피도 이제 극한 상황에 도달했나 보다.
짜증에 받혀 칼질하다가 죄없는 집게 손가락 위를 포 뜨고 말았다.
금방 선혈이 철철 흐른다.
아우성이다. 애들아빠도 동서들도...
그 와중에
넌 아직도 일이 그렇게 서투르냐?
누구겠어요?
뒷끝 있는 해피 피 흐르는 손 그냥 보고 있었다.
약 1분 정도.
나중에 처리는 했지만 정 떨어지는 어머님 그 한마디가 계속 귓전을 맴돌았다.
만인 앞에 인증 ~~~
집으로 곧장 가고 싶었지만 효자 큰아들은 왔는 김에 어머님 바람 쐬여 드려야 한다면서
영덕으로~~~
5일이나 되는 추석 연휴 하나도 빈갑지 않았다.
대개 시켜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지만 답답해서 혼자 바닷가로 나왔다.
바닷물은 눈시리도록 아름다웠다.
은빛 물결이 잔잔히 흘러가는 저 품속에 안기고만 싶었다.
푸른 하늘 위
엄니, 아부지, 시아부지 잔영이 오버랩 되며 다가왔다.
비극이다.
해피 사랑해 주셨던 분들은
모두
머~~~언곳에.......................ㅠ ㅠ
오른손 하나로 찍으니 흔들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