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유기농이라하면서 준 늙은 호박 건강 챙겨야겠다 싶어 범벅해서...
2002 모임에 갔더니
아...글쎄
라며 이구동성으로 놀란다.
올해는 유난히 안 좋은 소식이 많다.
6년 후배
그녀를 아는 사람은 모두들 다 가진 녀자라 칭한다.
수 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그렇듯 얼굴이 환하고 편안해 보인 사람은 드물었는데...
거기에다 유수의 대기업 임원인 남편에다가 카이스트 다니는 수재형 두 아들
세상 잣대로 보면 부러울게 없어 보이는 꽉 찬 녀자였는데.
잔기침이 자주 나와 검진 받았더니
폐암 4기.
참 이해가 덜 된다.
본인은 물론 남편도 아들들도 담배하고는 거리가 멀었었다는데...
어쩌나 고민고민 하다가 전화 했더니
받아드려야지 별 수 있느냐고 하는 목소리에 깊은 절망감이 배어 나왔다.
참 내일도 알 수 없는것이 우리의 삶인거 같다.
남의 일 같지 않고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
어찌하던지 이겨내길 바라며......
답답해서 우리동네 수목원에 갔더니
모두들 답답했는지 많이도 나와서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세월은 변함없이 무심히 흘러만 간다.
맑디 맑은 하늘 쳐다보며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떠올려 본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군사정권의 혹독한 고문에 대항하면서
천재 시인은 앞날을 미리 예측하고 이 시를 읖조렸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