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금자동아 은자동아

해피1614 2016. 7. 25. 12:52

 

백화점에 볼일 보러 가는 도중 난 더 이상 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헉헉 막히는 이 날씨에

 

아버님 한분이 도로에 가지, 상치, 고추, 배추...등를 펼쳐두시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애처로운 시선을 보내고 계셨다.

더위를 도저히 참을 수 없으셨는지 옆에는 검은 비우산이 비스듬히 놓여 햇빛을 막고 있었다.


아~~ 볼일보고 오는길에 무엇이라도...
이유는 모르겠다. 마음이 급했다.


허겁지겁 다시 가서 물건을 샀는데 지갑을 여니 오늘따라 돈이 없다.
항상 카드로 결재하는 생활 패턴이 이낭패를 ~~


너무 죄송해서 두번 세번 사과드리고 차몰고 가는데 농협 간판이 떠억 내눈에 들어 왔다.~~
부리나케 내려 현금 찾아 아버님께 다시 갔다.

 
얼굴엔 구슬땀이 ~손을 덜덜 떠시면서 배추를 또 주고 또 주고 하셨다.
사양해도 소용이 없었다.


물건 사서 한결 가벼운 맘으로 집에 오면서~~
무엇이 나를 그렇듯 강력하게 끌어 당겼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독하게도 막내딸을 안스러워 하셨던 우리 아버지?
아님 무엇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 하셨던 시아버님?

아버지 장례식날 장의차 안에서 내내 울려퍼지던
금자동아 ~~
은자동아~~

그 구슬프고 애잖했던  노래
내 부모되고 보니 부모님 마음을 이제서야~~


하늘나라에서도 사랑이 가득한 시선으로
오늘도 내려보고 계실려나...

금자동아 ~~
은자동아 ~~
하시면서

두분 아버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독하게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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