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익지 않은 마지막
푸른 별이 떨어지던 날
엄마 손을 놓친 아이처럼
단풍잎이 울며 땅을 구르던 날
비에 섞여 첫눈이 내렸습니다.
가을엔 차마 떠나지 않겠다던
남편을 데리러
겨울이 잠깐 다녀간 것입니다.
산방이 내려다 뵈는
미산 숲 언덕에
남편을 꽃씨처럼 묻었습니다.
주목나무 아래 그의 집과
나의 산방 처마가 이어져
우리는 늘 함께 할 것 같습니다.
꽃씨의 약속을 믿기에
아픈 배를 움켜쥐고
가으내
꽃씨를 받던 그였습니다.
'내년 봄에 꽃으로 오마~ '
꽃씨가 한 약속대로
머잖은 날에 남편도
함께 오리라 믿고 있습니다.
너무 짧아서 슬프고 아쉬운
저희들 인연에
끝없는 기도와 따스한 위로를 보내주신
많은 블로그 벗님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저와 가족들 힘내서 잘 살아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고 사랑하는 블로그 벗님들께
남편이 묘비명으로
전하는 인사 입니다.
다
그리울 거야
특히 당신
.
.
.
ps (미산 산방에서 옮겨 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