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361

나들이

연초록 세상이 도래 했다. 홀가분한 맘으로 사니 동행해서 팔공산 나의 아지트로 갔다. 여전히 동실동실한 얼굴로 나를 반긴다. 작년에 만났던 할아버지 혹시나 했는데 보이질 않는다. 모래땅이라 힘들이지 않아도 쑥쑥 잘도 올라 온다. 울 사니 신났다. 여기 저기 헤집고 다니면서 봄향기에 취한다. 할아버지 몫 남겨두고... 여기저기서 날 보란 듯 들꽃이 고개 들어 보고 있다. 참 아름다운 윤3월이다. https://youtu.be/P9u5wxrHUvk

그루터기 2023.03.29

수호신..

십여년 전 가슴에 악성 종양 진단 받고 1달 정도 수술 대기하고 있을 때였다.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하루가 1년 같으니... 독실한 불자인 언니가 단양 구인사 가서 봉사도 하고 불공도 드리자 제안해 왔다. 그때는 그 누구라도 의지 하고 싶은 맘이 컸던때라 지체 하지 않고 3시간 정도 정신없이 차몰아 갔다. 천태종 본산이라 신도수도 엄청 났다. 언니가 시키는 대로 철야 불공도 드리고 공양 봉사도 하였다. 바쁘게 돌아가니 맘속에 있던 불안한 감정도 옅어 지는 듯 하였다. 큰스님 친견은 보통 사람은 어려운데 언니의 신실한 불자 생활의 후광으로 인해 큰 스님과의 면담도 이루어졌다. 그런분들은 사람 얼굴만 보아도 맘을 꿰둟어 보시는 힘이 계셨겠지... 불안에 떨고 있는 나의 등을 쓰다듬으시면서 " 다 잘될 겁니다..

그루터기 2023.03.26

딸 바보

해외근무 떠나 보낸 어느 딸바보 아빠가 심란해 하는 글 보고 기억 소환... 10여녀전 해외도 아니고 한양으로 큰딸 떠나 보내고 나 역시... 신장 앞에 놓여 있는 조그마한 신발만 봐도 울컥 걸려 있는 잠바 보고도 목젖이 아려 왔었고... 첫 정이 무서웠던건가? 연년생인 고3 둘째딸을 두고서 2주마다 소풍 떠나듯 한양 들락거렸다. 꽃피는 봄이 아름다워서 무덥지만 풍성함이 좋았던 여름 금수강산 가을이어서... 핑계도 많았다. 이듬해 작은딸까지 한양으로 떠나니 약발이 떨어진건지 좀 시들해졌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애들 보러 가는 한양길은 항상 설레임이 가득하다 나도 딸바보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루터기 2023.03.07

백홈..

16일간의 한양 생활을 끝내고 백홈 할려니 자꾸 뒤돌아 보인다. 하루 꼬박 밑반찬 마련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그냥 올려다 후회할 것 같아서 김밥 10줄 말아서 두었다. 처음에 소식하는 아이들이라서 먹을 만큼만 해주니 남은건 계란물 적셔서 구워 먹어도 맛있다고 해서 다음부터는 왕창... 애들은 허접한 솜씨여도 엄마것이 맛나다고 해준다. 우리 모두들 예전 엄마 음식 그리워 하듯이... 이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사니 데리고... https://youtu.be/ERXqHJHZe5I 서편제 연가 ost

그루터기 2023.02.28

뮤지컬 물랑루즈 보다..

한양 휴가가 마무리 되어 가니 큰딸과 뮤지컬 물랑루즈 보러. kt포인트점으로 더블 할인 받아서 18만냥 vip석 12만 8000냥에... 브로드웨이의 명성 그대로 우리 나라에서 즐길 수 있는 화려한 무대 아시아에서 최초 공연이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작품이다. 우리는 이충주, 아이비 페어로 감상 이충주는 정통 성악가 출신답게 성량이 짱짱하고 발음이 정확해서 무엇 보다도 좋았네요. 여주 아이비도 경력에 걸맞는 노련한 무대 매너로 관중들을 흡입했구요. 물랑루즈 곧 빨간풍자 한때는 술집이름, 카페, 스낵코네에 많이 도용되었던 이름이기도 하죠? 몽마르트 거리의 최고의 스타이자 매춘부였던 사틴과 무명 작곡가인 크리스티안의 운명적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인터미션 20분 포함 170분이란 공..

그루터기 2023.02.25

...

보은은 필연 70여년전 총은 잠시 옆에 두고 초코렛으로 소녀를 다독거리는 튀르키예 장병 그후 70여년이 지난 어느날 지진더미에서 구사 일생 생환한 소녀에게 목 축이게 하는 대한민국 구조대원 아저씨 그 어떤 설명도 필요치 않은 명작품이다. 배구 경기를 위해 튀르키예를 찾은 키프로스섬의 한 학교 선수단 39명 이 지진으로 숙소가 무너지며 전원 사망 이란 일러스트레이터 알리레자 파크델이 인스타그램에 학생들을 추모하는 일러스트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앞을 ... 천상에서 못다한 꿈 이루길 ~~ 달란했던 부녀의 일상 청천벽력을 한 순간이라도 예측 했을까? 콘크리트 잔해 속에서 끝까지 손 붙들고 있는 부정... 모두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 이런 비극 또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분기별로 입성 하는 한양 오늘로써 3일째..

그루터기 2023.02.15

전전 긍긍

아빠 당뇨 전단계 진단 내린거 알고 있어? 나야 모르지 말하지 않았는데... 애정이 그다지 돈독하지 않는거 알고는 있지만 쎄하다. 바로 옆에 두고 한양 천리에 있는 딸에게...흠 끝까지 모르는 척 하려다가 그래도 신경 쓰여서 인터넷 검색 우엉차가 좋다고 해서 재래시장 가서 2만냥 주고 ... 죽염처럼 많이 덖으면 좋은 성분 많이 나온다 해서 일주일 말린후 3번 덖었다. 집안에 좋은 향내가 퍼진다. 미리 시음해보니 딱 내 취향이다. 전등 고장나면 고쳐주고 차 사고 나면 옆에 서 있어 주어야 하니... 아침 공복에 한잔 퇴근 하면 또 한잔 열심히 대령하고 있다. 덕분에 나도 같이... 날마다 한병 마시는 국순당 막걸리가 원흉 같아 보이는데 그건 어찌 할 수 없나 보다. 소식좌여서 그거 마저 못 먹게 할 수는..

그루터기 2023.02.11

큰 달 보며..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어디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중에서 - 왠지 모를 서러움이 스멀 스멀 서러워 해야 할 때인가? 정월 대보름 큰 달속에 아낌 없이 지원 해 주셨던 분들이... 만물이 태어나 듯 아침을 바라 보기가 그리 싶지 만은 않다. 무감각하게 지내 왔던 명절 이제는 소박하게나마 의미를 되짚고 가고 싶다. 간단한 나물, 오곡밥 해서 애들아빠랑 함께... 직지사 예불 드리러 가는 길 김춘수 선생님 시비 앞에서... 꽃 참 아름다운 말이다. 그 누군가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되는 꽃... 아고 무셔버라...ㅎㅎ 세상에서 ..

그루터기 2023.02.06

이랬으면...

어제 떴던 해와 다르지 않지만 우리는 새해라 부른다. 힘들고 버거웠던 2022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겨 두고... 이제 새해에는 이랬으면 좋겠다. 니편 내편 묻어 두고 니그름 내그름 따지지 말고 볼성 사나운 모습 덜 보이고 서로 보듬고 아우러져 살아 갔으면... 성실함이 우선이 되고 선함이 앞서 나가고 배려가 묻어 나는... 어린이는 어린이답고 학생은 학생답고 젊음은 젊음답고 어른은 어른다운 모습이었으면... 지치고 힘들때 힘 모아 나갔으면...

그루터기 2023.01.01

연말 파뤼 준비...

성탄일이 다가온다. 애들이 카톡으로 트리 사진 보내 왔는데... 색상이 눈온 것 처럼 보여서 예쁘다 했더니 집으로 큰거 사서 부쳤다. 분위기가 이전것 보다 업 된 느낌이다. 연말도 다가오니 내일 온다고 연락이 와서 집안 대청소 실시했다. 청소도 힘들다. 13일이 사니 온지 1년이다. 생일 잔치 연다고 케익, 간식, 전동 장난감 사서 부쳤다. 사랑 많은 눈나들 고마워... 몇해 전 영국 갔을때 본토 위스키는 꼭 사야 한다고 꼬드겨서 무거운거 사서 낑낑거리며 왔는데... 사위 보면 분위기 잡으며 한잔씩 할려고 했는데 사위는 올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대청소 할려니 힘 딸려서 찐하게 한잔... 대낮에 취하면 부모도 몰라 본다고 했던가? 몰라볼 부모님도 안계시니 에라 모르겠다. 근데 주태배기라고 블친들 친구 ..

그루터기 202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