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소환
세브란스 병원에 다녀 왔다. 폭우에 희생된 사람들 보면서 대자연 앞에선 우린 정말 나약한 존재임을 확인했었는데... 3년전 6촌 여동생 며느리 보는 잔칫날만 해도 너무나 건강한 모습이셨는데 링거줄, 알 수 없는 약줄을 코와 팔에 주렁주렁 달고 의식 없이 누워 계셨다. 폐암 말기 올해로 76세 된 해피 종숙모 이야기이다. 40여년전 우리집 가까이 사셨던 숙모는 해피 학창시절 맡겨 놓은 금고였었다. 부모님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는 이야기도 항상 웃으며 수용해 주셨다. 모자란 용돈, 데이트비용, 어려운 사정이야기... 툭 하면 가서 빌려서 쓰고 쓰잘데 없는 이야기 떠벌리고 했었다. 나만 가면 알 듯 모를 듯한 미소 지으시며 오늘은 또 무슨 일인고 하시며 한날 한시 같이 반겨 주셨던 분. 아르바이트 해서 꼭 갚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