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88

복숭아꽃. 살구꽃..

비가 내린다. 바람도 불어 온다. 헛헛한 가슴에 그리움이 돌개바람처럼 일어난다. 아이들 없는 텅빈 교실밖에 시선을 돌려본다. 얼마전만 해도 새파랗고 쬐끄마 하던 살구가 어느덧 조롷게 옷을 바꿔 입었다. 애들 틈만 나면 주주리쌍쌍 나뭇가지 당겨 따재킨다. 말해도 듣지 않는 관계로 그냥 놔둔다. 할때까지 해 보라지. 예전에 해피 친정집 아주 수려한 살구나무 한그루 있었다. 살구 익을 즈음이면 온 동네사람들 껄떡거리게 만들었던... 식욕 억누르지 못한 동네 청년들 밤이면 담위로 올라와 몰래 따가고 했는데. 그러니 담위에 얹혀 있던 기와장 다 상하고 담 허물어지고 해서 극단적인 조치에 돌입. 울 할머니 살구나무에 종 하나 달아 놓고 그밑에 군용 침대 펼치고 주무시다가 웅성거리는 소리 듣기면 종 땡땡!! 그러면 ..

그리움 2018.06.26

緣..

눈뜨면 딱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다. 緣. 티났나 보다. 완전 고아된 슬픔 드러내지 않으려 했는데... 풀꽃처럼 예쁘고 향내나는 그림 전공한 예쁜 후배 쑥부쟁이 흐드러지게 핀 작품하나 보내 왔다. 기교 덜 들어가 비교적 순수했던 소싯적 작품이라 특별히 아끼는 것이라나. 아크릴판으로 깔끔하게 표구해서 황송스럽다 부산소재 의대에 진학한 하나뿐인 아들의 강력한 요구에 3년동안 교환근무 하면서 아들 뒷바라지 하고 되돌아 와서 다시 만난 사람이다. 너도 나도 자식이 상전인 시대가 되었으니. 해피 보고 꺾지 않고 두고 보고 싶은 꽃이라 정의 내려준 고마운 후배이다. 가까이에서도 멀리에서도 품위 넘치는 패셔니스타 까칠한 아들 영도 엄니...!! 부산으로 떠나면서 준 책과 편지

그리움 2018.06.23

김여사 영면하시다.

96세 울엄니 소풍 끝내시고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손수 만들어 천정에 달아 놓았던 꼬까옷 입으시고. 울엄니 19세 아버지 17세 서울 중앙고보 학생 때 만나 조기 보이는 일각문으로 꽃가마 타고 시집오셨데요. 한평생 가문을 위해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시다가 가시는 길도 깔끔하게... 의사쎔 마지막인듯 하니 모두 하고 싶은말 하라고 해서. 어매. 엄마. 할머니. 어머님. 장모님... 애끓는 모두의 부름에 의식도 없으셨던 두눈에 눈물이 주루룩... 그래서 천륜이라 하나보다. 부모 자식간에는... 그렇게 울 엄니는 모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왕생극락 하셨어요. 집주인은 떠나셨어도 꽃은 피어있고... 집주인은 떠나셨어도 파란 하늘아래 탱자 열매는 여전히 탱글탱글하게 달려서 있고... 접시꽃 당신이여!..

그리움 2018.06.19

할일 없는날

지난 여름 패리여행,,, 주말 사우나 갔다와서 할일 없어 뜯어지고 터지고한 앨범정리. 해피 역사가 한눈에 드러난다. 아름다웠던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그중에는 잊지못할 가슴 아팠던 일도. 특별했던 추억이 담긴 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블친들께만,,, 앨범 몰골이...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반증이겠지. 대학교 졸업 사은회 장면. 꽃같이 예뻤던 시절 모두 뒤로 하고 이젠 모두 초로의 길로 접어 들었겠지... 졸업할 즈음 밤 경복궁에서 솜사탕 먹으며 난리 부르스... 외할아버지 장례식(30여년전 즈음) 작은 외할아버지께서 일찍 세상 뜨셔서 외할아버지가 조카 2명 키우셨는데... 둘째 외삼촌이 우리나라에서 뇌수술 첨 성공한 김시창 박사.(울엄니 말씀) 서울대 교수 하시다가 납북 되니 넘 애통하셔 외할아버지 비오는날..